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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룡의 세상보기(184)

이랑과 고랑
천자문 (26)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2월 10일
ⓒ GBN 경북방송
밭에는 이랑과 고랑이 있습니다.
밭을 평평하게 고른 다음 두둑하게 쌓아 올린 부분이 이랑이고, 이랑을 만든 아래의 움푹 파인 부분이 고랑입니다. 이랑은 작물을 심거나 씨를 뿌려서 햇볕과 바람이 잘 들어 심은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흙을 쌓아 올린 곳이며, 고랑은 흙을 이랑에게 모두 주고 낮은 자세를 취하며 바람의 통로 역할 뿐 아니라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수로가 되며,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배의 앞부분이‘이물’이고 뒷부분이‘고물’인 것과 같이‘이와 고’ 는 서로 돕는 주연과 조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되며, 어느 것이나 고정 불변하지 않고 변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밭에서는 이랑과 고랑의 위치가 해마다 바뀝니다. 요즘 회자되는 갑과 을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갑과 을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최선을 다했을 때 모두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갑에게는 또 새로운 갑이 있으며 을에게도 역시 새로운 을이 존재하게 되므로, 결국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는 법이지요.

ⓒ GBN 경북방송

이랑과 고랑의 모습을 살피러 고향후배가 농사를 짓는 가까운 경산의 참외 단지에 나가 보았습니다. 길이가 100m나 되는 비닐하우스 21동의 농사를 부부가 짓는 데 참외가 햇살을 듬뿍 받을 수 있도록 이불 걷는 일을 하고 있어서 저도 간 김에거들었습니다.

한 뿌리에 두 줄기로 솎아 내고 각 줄기마다 4번 정도의 참외를 따는데 이달 말부터 여름까지 계속된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또 지난 달에 모종을 이랑에 옮겨 심었고 5일 이상 햇빛이 들지 않으면 다시 심어야 했는데 녀석들이 무사히 커주어 고맙다며 참외줄기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의 작은 비닐하우스와 검은색과 흰색의 이불을 쓰고 있던 참외는 해가 뜨면 이불을 모두 벗고 해가 지면 다시 덮고서 잠을 잔다며 후배가 설명을 했습니다. 이랑에게 수로가 되고 통로가 된 고랑을 다니면서 세상 모든 것이 과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살이에도 부침(浮沈)이 있듯이 현재의 삶이 이랑의 입장일 수도. 또는 고랑의 입장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는 늘 나 아닌 주위의 도움으로 살아감에 감사하면서 덕을 베풀고 작은 일에도 진정성을 담아야 하겠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시다.

ⓒ GBN 경북방송



천자문 (26)

갖출 반찬 밥 밥 맞을 입 찰 창자
101. 구 선 손 반 적 구 충 장
具 膳 飡 飯 適 口 充 腸

반찬을 갖추어 밥을 먹으면
입맛에 맞아 배를 채운다.



배부를 실컷벅을 삶을 고기저밀 주릴 싫어할 지게미 겨
102. 포 어 팽 재 기 염 조 강
飽 飫 烹 宰 飢 厭 糟 糠

배가 부르면 맛있는 음식도 물리지만
배가 고프면 지게미나 겨라도 싫어하지 않는다.



일가 겨레 연고 옛 늙을 젊을 다를 양식
103. 친 척 고 구 노 소 이 량
親 戚 故 舊 老 少 異 糧

친척과 오래된 친구
노인과 어린이는 음식을 달리해야 한다.



첩 모실 길쌈 김쌈 모실 수건 장막 집
104. 첩 어 적 방 시 건 유 방
妾 御 績 紡 侍 巾 帷 房

처첩은 길쌈을 하여야 하는 한편
안방에서는 수건을 들고 모셔야 한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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