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교수 음악산책(225)
슈베르트 연가곡「겨울의 나그네」(2) <제2곡 풍신기(風信機;Die Wetterfahne><제3곡 얼어붙은 눈물(Gefrone Tränen) <제4곡 언 가슴(Erstarrung)>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5년 03월 23일
|  | | | ⓒ GBN 경북방송 | | 연가곡「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만이 맛보는 희열과 동경과 이별의 고민과 슬픔의 노래라고 한다면, 연가곡「겨울의 나그네」는 젊은 나그네의 절망과 비통한 감정을 노래한 가곡이라고 할 수 있다.
슈베르트가「겨울의 나그네」를 작곡하던 전후의 상황을 그와 가장 친했던 슈파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슈베르트는 오랫동안 침울하고 원기가 없어 보였다. 어느 때, 내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다만 한마디 머지 않아 노래로 내 심정을 들려 줄 테니 그때는 알게 될 것이다”
슈베르트가 20세를 전후해서 청춘을 즐기면서 인간으로 성숙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빈곤 속에서 병마와 싸우면서, 자신의 운명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암울한 시기에「겨울의 나그네」가 작곡이 되었다. 그리하여 역설적으로 젊은 청춘이 남긴 ‘애절한 슬픔의 마지막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제2곡 풍신기(風信機)
굴절(屈折)이 많을 뿐 아니라 소리의 강약(强弱)이 심한 노래이다. 정처 없는 나그네길을 떠나면서, 사랑하는 그녀의 집 지붕 위에 나부끼는 깃발(풍신기)을 멀리서 보면서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의 동요(動搖)를 일으킨다. 피아노 반주는 이 같은 감정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랑하는 그이의 지붕 위에/풍신기가 바람에 펄럭인다/이 거리를 떠나려는 가엾은 몸을/소리 높이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미리부터 알아야 할 것이었다/이 집을 상징하는 저 풍신기/희롱하는 듯한 저 지붕 밑에서/여심(女心)의 진실은 구하지 않을 것을.
제3곡 얼어붙은 눈물
방랑자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슬픈 선율은 간소한 반주의 도움으로 효과를 더해 준다.
차가운 눈물방울이/뺨을 타고 흘러내린다/나는 그것도 말랐던가/내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눈물, 내 눈물이여/얼마나 그것은 더우냐/아침 이슬처럼 싸늘하게/얼음이 되어 굳어 버리려고.
제4곡 언 가슴
뛰어나게 아름다운 반주를 가진 노래이다. 셋잇단음표가 끝임 없이 계속하면서 마음에 안정을 찾지 못하는 나그네의 요동치는 심정을 나타내어 준다.
나는 눈 속에 헛되이 찾아 헤맨다/그대와 손을 잡고 거닐던 벌판/지난날의 그 발자취를 더듬어.
차라리 나는 대지에 입맞추리/뜨거운 눈물이 눈과 얼음을 녹여/그리운 땅의 흙이 나타나기까지/꽃은 어디메? 푸른 풀은 어디메?/꽃은 시들로 초목은 말랐으니/봄은 어디메뇨, 푸른빛은 어드메뇨/이 가슴에 간직한 추억이 사라지면/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누구라서 그녀를 말할 사람 있으랴.
내 가슴은 그녀의 모습을 간직하고/딱딱하고 차게 얼어붙어 있다/만일에 내 가슴이 풀어질 때는/그 모습도 녹아서 흘러가 버릴 것을.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 경남대학교․나고야예술대학(일본)명예교수> 2015. 3. 23. ahnjbe@hanmail.net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5년 0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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