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의 해, 오세영, 최동호, 신달자 시인 초청받아
모스크바대학, 고리키문학대학에서 최초로 한국 서정시 낭독회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 입력 : 2015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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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러시아 문학의 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고리키문학대학과 모스크바대학에서 한국시인 초청 시낭독회가 4월 3일과 4일 각각 현지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초청시인은 오세영, 신달자, 최동호 세 사람이었다.
4월 3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고리키문학대학의 시낭독회에서는 비평가이며 소설가인 바르나모프 총장이 「문학과 우리」를 발표했다. 그는 러시아로 이주한 한국인들이 러시아 민족 중 하나를 구성하고 러시아 문화에서 한국인들이 눈에 띄는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삼성이 ‘야스나야 폴리아나’문학상을 후원하여 러시아의 중요한 문학상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할린 지역의 한 고려인의 예를 들어 ‘한국인들이 성실하고 올바를 뿐만 아니라 선량하고 착한 마음씨와 숭고한 정신’을 지니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문학은 과거 사회에 대한 확실한 평가를 할 수 있고 현재에도 하고 있으며 사회의 근심 요소에 반응하고, 사회의 의식만이 아니라 잠재의식까지 이해하며 미래에 대한 예언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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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작가의 고통에 대해서도 그는 “가끔은 작가들이 말하는 진실이 고통스러운 것일지라도 위정자에게 있어 그러한 진실이 편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는 증오가 아닌 사랑에서 비롯한 것이며 무관심이 아니라 연민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러시아를 사랑하지 않고 러시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러시아에 대한 연민이 없는 러시아 작가란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문학의 근저에 연민과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고 말한 그는 날카로운 비판을 수용할 줄 아는 현명한 정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최동호시인은 「한국인의 도깨비적 상상력과 21세기」를 발표했는데 이는 최근 세계 도처에서 한국인이 이룬 성취는 바로 상상력의 독자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고 시적 상상력의 원천에 바로 삼국유사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삼국시대의 인간들이 21세기에 튀어나와 “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대인들의 상상이 책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서 걸어 나와 오늘도 우리와 함께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라인들이 전자산업도 일으키고, 고구려인들이 축구나 야구도하며, 백제인들이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 나의 시적 상상이다.”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전파된 강남스타일이 바로 말도깨비의 출현이라고 말하자 청중들은 매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최동호시인은 “해체 시대 이후 서구적 이성의 파괴가 몰고 온 지적 혼돈 속에서 미래를 헤쳐 나가는 힘을 삼국시대 한국인들이 가진 분방한 상상력과 역동적인 정열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가상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고, 인간과 귀신이 구분되지 않는 원초적 상상력 속에서 한국인 특유의 진취적 역동성이 발휘되는 것이다. 이 역동성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에너지를 갖고 있는 까닭에 어떤 시련이나 난관도 돌파해 나가는 신통력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  | | | ↑↑ 최동호시인 | | ⓒ GBN 경북방송 | |
이어 거행된 시 낭독에서 오세영시인은 「그릇」을, 신달자시인은 「핸드백」을 최동호시인은 「노인과 수평선」을 읽었고 러시아어로 이리나 모스크바 대학교수가 시를 낭독했다. 청중은 대략 80여명이었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한국시 낭독을 경청했다. 특히 러시아의 유명 여류시인 아흐마토바가 번역한 고려가요 「동동」을 러시아 시인이 러시아식으로 낭독해 관심을 끌었다. 시 낭독 후 저녁 회식 시간에는 고리키 문학대학 전교수와 시인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그들의 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  | | | ↑↑ 오세영시인 | | ⓒ GBN 경북방송 | |
4월 4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모스크바대학 시낭독회는 120여명의 청중들이 모여들었는데 대학생들이 중심이었다. 모스크바대학 아시아아프리카학부 이고르 학장은 즉석 인사말에서 오세영시인의 「그릇」을 인용하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시가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한국과 긴밀한 정신적 교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 | | ↑↑ 신달자시인 | | ⓒ GBN 경북방송 | |
모스크바 대학에서는 한국시 낭독 행사가 처음 개최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한국 시인들이 시 낭독하는 모습과 한국어의 특징을 예의 주시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오세영시인은 「봄은 전쟁처럼」외 2편을, 신달자시인은 「두 개의 손」외 2편을 최동호시인은 「갈대의 노래」 외 2편을 낭독하고 러시아어로 다시 시를 읽었다. 한 음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청중들의 집중력은 러시아가 오랜 시 낭독의 전통을 가진 나라임을 입증해 주는 것 같았다.
대학생 청중들이 중심이 된 모스크바대학 행사에서 특이한 것은 대학생들의 번역시 경연대회였다. 모스크바에 소재한 한국어전공 7개 대학 학생들이 오세영, 신달자, 최동호 시인의 시를 번역하고 그 중에서 각각 6편을 선정하여 시인이 직접 시상하는 행사였는데 수상자를 호명하고 상장을 수여할 때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아주 열광적이었다. 한국작가들의 소설 낭독회는 전에도 있었지만 처음 시도된 시 낭독행사가 아주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청중들의 반응에 한국과 러시아가 하나의 호흡으로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시 낭독 후 한국 시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그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한국의 모습이기도 했다. 한국어가 배우기 매우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공통적으로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음식 한국의 드라마 등등이 관심사였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21세기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를 새롭게 접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노벨상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 한국에서 시의 위치나 역할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그들의 진지한 질문과 열띤 집중은 한국문학이 개척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인 것 같이 느껴졌다.
미쳐 청중들의 질문을 다 마치기 전에 어스름 저녁이 왔다. 푸시킨의 나라이고 고리키의 나라이며 톨스토이의 나라이기도 한 러시아는 유럽이 아니라 동양과 유럽을 아울러 가진 나라이기도 했다. 정서적으로 한국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나라가 러시아이며 상호간에 무엇을 전제하지 않은 시가 정신적 문화적 교류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리나 한국어 학과장과 정인순 교수의 헌신적인 행사 준비로 모스크바대학에서의 시낭독회는 아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모스크바 대학 한국어학과 측은 이 번 시낭송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 앞으로 해마다 한국시낭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  입력 : 2015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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