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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룡의 세상 보기(207)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9월 14일
ⓒ GBN 경북방송

벌초를 하고 왔습니다.

지난해의 윤달에 문중에서 윗대 산소들을 한데 모아 가족묘지로 옮기는 바람에 올해부터는 아주 편해졌습니다.

오늘은 할아버지 산소에서 주변의 산소에 벌초하러 온 옛 지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만난 친구도 있었습니다. 제법 따스한 햇살아래에서 산소 위에 발을 올리기도 하고,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서 낫질을 하며 오랜만에 땀을 좀 흘렸습니다.

벌초를 마치고 주변의 두 고모님 댁과 외숙모님을 찾아 뵈었는데 지난 여름에 있었던 갖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도 치고 같이 웃어주기도 하면서 8학년 계급장의 영욕을 보았습니다.

또 공원묘지에 계신 아버지 산소로 가는 길가의 들판에는 추석차례상에 올릴 올벼의 추수도 있었으며 연둣빛은 점차 누렇게 바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30년 전에 자리한 공원묘지에는 후배들이 참 많이 입소하여 이제는 대형 공원묘지가 되었습니다. 공원 묘지 곳곳에 유난히 ‘관리비미납 묘지’ 표시가 눈에 띄었습니다. 조상님 숙소(?) 관리비 미납은 살림살이가 힘든 이유도 있지만, 관리비 납부 기일을 잊었거나 형제간에 서로 미룬 탓도 있을 겁니다. 추석이 지나면 연체정리가 많이 되겠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한꺼번에 몰린 벌초객들로 고속도로와 국도할 것 없이 곳곳이 차들로 가득했지만 깔끔해진 봉분만큼이나 마음은 개운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경주의 왕릉 벌초도 한창입니다. 왕릉 35기와 고분 100여 기의 약 30만평을 하루 평균 90여명씩 총 1350명이 보름 동안 땀을 흘립니다. 가장 큰 릉은 황남대총으로 높이가 23m 폭은 120m 규모이며 황남대총 벌초는 6명이 이틀 동안 꼬박 합니다.

왕릉 벌초는 등에 지는 예초기가 아닌 땅에서 미는 것으로 3명이 한 조가 되어 앞에서 끌고, 중간에서 밀고, 옆이나 뒤에서 예초기가 넘어지지 않도록 당기는 방식으로 끌고 밀고 당기기의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그리고 세 명 모두가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에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 GBN 경북방송

올해부터 온 가족이 재미있게 벌초작업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신라임금 이발하는 날’행사를 9월 19일 첨성대 서편 신라왕경 유적지 일원에서 개최합니다. 물론 평지에서 안전하게 됩니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님 산소도 벌초하고 이발소나 미용실을 찾아서 우리의 머리도 깔끔하게 정리합시다.

ⓒ GBN 경북방송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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