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교수 음악산책(252)
슈만 가곡집 「여인의 사랑과 생애」(1) <제1곡 그이를 본 뒤로(Seit ich ihn gesehen)>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 입력 : 2015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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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총명한 소녀가 있었다. 유명한 피아노 교수인 아버지의 지도를 받고 자랐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던 슈만은 피아니스가 되기 위해서 이 소녀의 집에 기숙을 하게 된다.
소녀의 이름은 클라라, 그의 아버지는 이름 높은 피아노 교수 프리드리히 뷔크이다.
슈만은 20세의 청년이었다. 어린 클라라는 슈만은 졸졸 따라다녔다. 문학을 위시해서 예술에 조예가 깊고 로맨틱한 슈만이 클라라를 좋아했다.
친구들과 어울린 슈만이 술을 과음하면 천사 같은 눈으로 슬픈 듯이 슈만을 쳐다보았다. 슈만은 그럴 때마다 잠자코 클라라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마주잡은 손들이 땀에 촉촉하게 젖는 것을 의식하면서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세월이 흘러서 1834년 2월이 되었다. 15세의 클라라는 아버지와 연주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클라라는 천재소녀로 유럽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던 것이다.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층층대를 내려오던 슈만은 촉대를 들고 뒤따라 내려오던 클라라를 힘껏 포옹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그로부터 5년 동안 감미롭고 고난에 찬 것이었다. 슈만의 은사요 클라라의 아버지 뷔크 교수는 그들의 결혼은 극렬하게 반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재판소동까지 일어나고, 교수의 패소(敗訴)로 겨우 1840년 9월 12일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클라라는 21세, 슈만은 30세였다.
슈만에게 있어서 “나의 생애 최고의 해”였으리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행복 속의 이 한 해 동안 가곡을 138곡 작곡하였다. 가곡집「여인의 사람과 생애」, 「시인의 사랑」을 위시한 그의 대표작이 이 무렵에 작곡된 것이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프랑스 태생으로 독일에서 생활하던 샤밋소이다 처녀시절의 사랑으로부터 결혼, 출산, 그리고 남편을 잃은 여성으로서의 비애를 그리면서 사랑에 사는 여인의 심리를 파고든 걸작인 것이다.
※제1곡 그이를 본 뒤로
느긋한 템포, 그리고 주저하는 듯한 반주의 움직임이 처녀의 심리를 묘사하면서, 첫사랑을 느끼는 처녀의 기쁨과 수줍음을 노래하고 있다. 멜로디와 반주에는 마음에 품은 사랑을 대담하게 표현 못하는 처녀의 수줍은 마음이 끊일락 말 락한 움직임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이를 본 뒤로 장님이 된 것일까/어디를 보거나 보이는 것이 그이뿐/백일몽처럼 그이의 모습이/어둠 속에서 밝게 떠오른다/모든 것은 빛을 잃고 형제들과 놀기도 싫고/오히려 작은 방에서/조용히 울고 싶어요.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음악감독, 경남대학교․나고야예술대학(일본)명예교수> 2015. 11. 2. ahnjbe@hanmail.net |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  입력 : 2015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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