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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배교수 음악산책(258)

브람스 가곡(3)
나의 사랑은 초록빛(Meine Liebe ist grün), 사랑의 노래(Minnelied)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5년 12월 21일
※나의 사랑은 초록빛

성실하고 신중한 성품인 고전적인 형식의 짜임새를 무엇보다도 존귀한 것으로 알아 온 브람스의 가곡은 우열을 가려내기가 매우 힘들다.
그리고 자연발생적으로 가곡을 생산해서 보잘것없는 詩까지 골랐던 슈베르트나, 열정이 시키는 대로 1년에 많은 가곡을 생산하고 그 뒤를 계속할 만한 끈기가 없던 슈만과는 달리 그는 40년 동안을 꾸준히 걸작을 생산했다.

슈만의 막내아들 펠릭스 슈만의 詩에 작곡한 「나의 사랑은 초록빛」은 브람스의 그러한 인품과 실력을 엿보기에 좋은 표본이다.

펠릭스가 19세 때에 쓴 詩를 브람스는 1873년,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작곡해서 보낸 것이다.
이 선물에 대해서 어머니인 클라라는 이런 회답을 보냈다.

“이 가곡은 기쁘고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펠릭스에게 그랬습니다.
펠릭스에게는 미리 알리자 않았었으니까요, 요하임이 저녁에 놀러 오셨을 때, 저는 이 곡을 보이고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펠릭스가 올라와서 그건 누구의 작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그 곡이 자기의 것인 줄 알자 얼굴이 창백해 졌습니다”

펠릭스는 슈만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 출생한 여덟째아들인데 약간의 시재(詩才)가 있었으나 요절해 버렸다. 브람스는 그의 詩를 3편 작곡을 했는데, 그 중에서 정열에 넘치는 천춘의 노래「나의 사랑은 초록빛」이 걸작이다.

나의 사랑은 초록빛, 릴라의 나뭇잎처럼/즐거운 빛이다/그대야 말로 나의 빛치어라/나의 마음은 나이팅게일처럼/릴라 향기에 취해서 즐거운 노래를/소리 높이 부른다.

※사랑의 노래

“사랑하는 클라라여,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당신을 위해서 애정에 넘친 행동을 얼마나 하고 싶은지, 당신에게 응석을 떨기 위해서 하루 종일 연인(戀人)이라거나 무엇이라거나 지칠 줄 모르고 불러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마침내 당신을 유리상자 속에 넣거나 황금 보자기에 싸서 감추어 두고 싶어지겠습니다”

생활비를 얻게 위해서 병든 남편을 두고 연주여행을 하고 있던 클라라에게 브람스가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속단할 수는 없다. 아마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관계는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브람스로서는 흔치않게 감미로움을 풍기는 이 노래는 가볍지도 않으면서 매력적이다.

새는 숲 속에서 즐거운 노래를 부리리/청초한 그대의 자태를 보면/분홍꽃의 빛도 더 한층 붉으리/아내의 손이 그를 어루만지면/그대가 없으면 초목도 죽고/붉은 석양도 빛을 잃으리/사랑하는 아내여, 떠나지 말아 다오/내 가슴에 환희의 꽃이 피도록.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음악감독,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5. 12. 21. ahnjbe@hanmail.net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5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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