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교수 음악산책(261)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 입력 : 2016년 01월 11일
|  | | | ⓒ GBN 경북방송 | | 볼프의 가곡(2) 은서(隱棲;Verborgenheit), 정원사(庭園師;Der Gärtner)
※은서(隱棲)
민요적인 가락을 타고 소시민적인 민중의 가곡으로서 인생의 애환을 노래한 독일가곡은 마침내 그 은신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휴고 볼프의 독특한 음악세계이다.
그의 인생을 보아도 슈만처럼 광기(狂氣)에 시달린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슈만이 클라라에 대한 불붙는 정렬로 숱한 가곡을 쏟아 놓은 데 비해서 그는 폐부(肺腑)를 저미는 고독 속에서 가곡을 토해 놓았던 것이다.
1860년 제혁업자(製革業者)라면 듣기는 좋지만 가죽방집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와 싸우다 시피해서 간신히 빈 음악원에 입학을 하게 된다. 그러나 광기가 심한 그는 결국 작곡교수와 싸우고 학교를 쫓겨나고 만다. 그리고 삼류신문에 음악평론을 담당하게 되었으나 원래 편파적인 성품으로 타고난 그는 바그너를 지지해서 브람스를 여지없이 공격하였다.
이러한 그의 행동이 당시 음악평론계의 거성 한스 폰 뷔로의 미움을 사게 된다. 가곡 「은서」를 포함한 53편의 ‘뫼리케 가곡집’은 이 시기에 작곡이 되었다.
떠나라! 이 세상의 화려한 꿈아/즐거움도 괴로움도 혼자 감당하리라/알 수 없는 슬픔에 마음은 쓰려/하늘을 우러러도 한숨만이 더한다/때로 사랑하는 햇빛이 찾아들면/우수(憂愁)의 마음도 눈물을 잊는다. 떠나라! 이 세상의 화려한 꿈아/즐거움도 괴로움도 혼자 감당하리라.
※정원사(庭園師)
슈만에게 애인 클라라와 결혼이 성사된 1840년이 ‘가곡의 해‘가 되었다면 볼프에게는 1888년이’‘가곡의 해’가 된다.
휴고 볼프는 슈만이 1840년 한 해 동안 137편의 가곡을 작곡한 것처럼 1888년 한 해 동안에 「뫼리케 가곡집」53편을 위시해서 100편 가까운 가곡을 작곡하였다.
그는 문학적 교양이 깊어서 詩에 대한 선택이 적절했으며, 詩를 음악화 하는데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였다.
「뫼리케 가곡집」53편의 작시자 ‘뫼리케’는 하이네와 같은 시대에 살면서 그와 대극적(對極的)인 詩를 쓴 시인이다. 1804년, 루드비히스브르크에서 출생한 뫼리케는 아버지가 의사였으며 어머니는 목사의 딸이었다. 열 살 때, 아버지가 별세를 하자, 아저씨 댁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의 희망으로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시인으로 타고난 그는 훌륭한 목사가 되지 못하고 게으른 목사로 평판이 높았으며 나중에는 목사생활을 그만두고 교사생활을 하다가 71세로 세상을 떠났다.
가곡「정원사」는 정원사가 꽃을 가꿀 때 말발굽소리가 가까이 오면서 깃털모자를 쓴 아름다운 여성이 말을 타고 오는데 저 모자의 깃털을 내게 준다면 이 정원의 꽃을 모조리 바쳐도 좋겠다는 생각을 詩로 읊은 것이다.
순백의 말을 타고 미희(美姬)가 온다/말발굽에 흩어지는 내가 뿌린 흰모래/햇빛에 하늘대는 깃털, 내게 줬으면/정성 들여 가꾼 꽃, 그대에게 바치리.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음악감독,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6. 1. 11. ahnjbe@hanmail.net |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  입력 : 2016년 0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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