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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배교수 음악산책(271)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6년 03월 28일
ⓒ GBN 경북방송

무소르그스키 작곡 「벼룩의 노래」

불우하거나 비극적인 일생을 마친 작곡가는 많지만 무소르그스키처럼 처절한 생애를 마친 음악가는 없다.

슈베르트의 짧은 일생이 애처롭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다정한 친구들의 그룹이 있었고, 자기의 작품을 흐뭇하게 잘 불러 주는 포글과 같은 명가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원래가 풍족한 생활을 모르는 소시민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무소르그스키는 15만 정보가 넘는 전답을 소유한 유서 깊은 귀족이요, 대지주의 막내둥이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은 보옥처럼 귀하게 자랐다.

그러다가 음악에 사로잡혀 관리생활도 그만두고 작곡에 전념했으나 그의 너무나 독창적인 천재는 시속에 맞을 리 없었다. 그는 울분을 술로 달래다가 마침내 알콜 중독으로 거지처럼 죽어 갔는데, 전애(天涯)에 고독한 그는 육군사관학교의 하인(下人)이라고 속여서 겨우 육군병원 무료환자의 침대 위에서 숨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앞서 폐인이 된 무소르그스키는 밤이면 밤마다 페데르브르크의 뒷골목 선술집에서 하역인부나 부랑자들과 어울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벼룩의 노래」를 불렀다. 「하! 하! 하! 하! 」현실사회를 비웃는 통렬한 비웃음이 었던 것이다.

그 웃음과 반주에 삽입된 간주악구(間奏樂句)의 스타카토는 그 풍자(諷刺)가 듣는 사람의 뼈를 쑤신다.

옛날에 임금님이 벼룩을 길러/왕자처럼 귀여워했단다/벼룩 하 하 하 하 벼룩?/양복점을 불러 하시는 말씀/“벼룩에게 외투를 지어 바쳐라” 벼룩에 외투? 하 하 하 하/비로드의 옷을 벼룩에게 입혀/훈장까지 달아 주니 벼룩은 으쓱 하 하 하 하/늙은 장관이거나 예쁜 여관이거나 닥치는 대로 마구 쏘지만 하 하 임금님의 귀염동이 벼룩은 손도 못 대고!/우리네들 같으면 단번에 찍! 눌러!….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음악감독,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6. 3. 28. ahnjbe@hanmail.net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6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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