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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배교수 음악산책(272)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05일
ⓒ GBN 경북방송

오페라 여행(1)

유럽문화를 지배하던 프랑스의 영광이 자취를 남긴 파리의 국립오페라극장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세계 제1일이라고 자랑하는 화려하고 웅장한 이 가극장이 멀리에서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면 정면에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흉상, 그리고 바흐․하이든을 위시한 대음악가들의 부조(浮彫)들이 있고, 현관을 들어서면 정면에 폭이 10미터나 되는 흰 대리석의 계단이 중턱에서 좌우로 갈려져 호화롭기 그지없다.
그리고 대현관을 들어선 2층 행랑의 사치스러운 꾸밈새는 문자 그대로 휘황찬란하다.

구두가 덮일 만큼 푹신한 융단을 밟고 제복도 단정한 도어맨이 열어 주는 문으로 극장에 들어서면 정면의 무대를 삼면에서 에워싼 것 같이 보석 같은 신사숙녀의 모습이 천장 중앙의 대 샨델리아의 빛을 받아서 더 한층 꿈 속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휘자가 등장하는 것을 먼저 본 음악학생들이 천장 가까운 곳에서 박수를 먼저 친다. 모두의 박수가 끝나면, 청중들이 숨죽이는 순간, 지휘봉이 번뜩인다.
그리고 오페라의 서곡이 밀물처럼 청중을 엄습하기 시작한다.

1645년 오페라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이를 두고 호화롭고 사치스런 오락이라고 했다.
발레와 때를 같이해서 이탈리아의 시민적인 귀족들이 프랑스로 시집가는 공주의 결혼을 축하하는 여흥으로 상연한 것이 오페라의 시작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남국의 맑은 태양 아래서 낭랑한 목소리를 타고난 이탈리아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곧 행동화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때문에 오페라의 창시자들이 그리스극을 본보기로 삼았다는 것은 오히려 지엽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인의 민족적인 습성에 뿌리를 둔 오페라는 이렇게 시작하여 순식간에 흥행이 가능했으며 대중적 지지도 함께 누리게 되었다.
순식간에 화려한 등장을 한 오페라는, 모든 음악적 방법과 무대적인 방법을 신선한 소화력을 갖고 섭취하여 살쪄 갔으며 변덕 많은 궁중의 왕후 귀족뿐만 아니라 모든 부르주아들과 신흥계급 전체가 오페라를 지지하고 나섰던 것이다.

19세기 일 백 년간은 음악사상 일찍이 그 예를 볼 수 없을 만큼 성악․기악․교향악 등의 각분야에서 폭발적인 발전과 비약을 보인 찬란한 세기였다. 그러나 그 인기에 있어서는 오페라가 단연코 최고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음악감독,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6. 4. 5. ahnjbe@hanmail.net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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