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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찬 시인 "라면을 끓이면서"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5월 15일
라면을 끓이면서

정구찬 시인

물을 데운다
라면을 끓일 요량으로
봉지를 뜯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이 한 때
허기진 오후,
외출 중인 아내의 빈자리가
공복처럼 쓰리다.

멀리 낮 기차 지나가는 소리에 맞춰
냄비엔 물이 끓고
가지런히 누운 대파를
숭숭 썰어 넣는다.
잘 익은 김치를
밥상 위에 올리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시간

사람들아,
무지한 식욕을 부끄러워 말자
산다는 것,
정말 산다는 것은
허기를 다스리는 일
권력도 부(富)도
라면 한 개의
포만감보다 못한 것을


작가 약력
정구찬 시인

경주출생.
1993년 <문학세계> 등단
1995년 신라문학대상 소설 입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북문인협회, 경주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시와 수필』, 주간. 『육부촌』, 동인
뿌리 출판사 대표
시집:『외로운 눈』,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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