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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룡의 세상 보기(299)
나팔꽃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 입력 : 2017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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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喇叭)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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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은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한해살이 식물입니다. 그 잎은 둥근 하트모양(♡)이고 씨앗은 '견우자'라는 이름으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 한약재의 대가로 소 한 마리를 끌고 왔다고 하여 견우자(牽牛子)라 불리게 되었으며 갱년기, 식체, 변비, 방광염, 동상 등에 효능이 있는 가정상비약으로 쓰입니다. 나팔꽃은 새벽 3시에 그 봉오리가 벌어지고 이른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오후 3~4시에 시듭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인‘립스틱 짙게 바르고’의‘아침에 피었다가/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 보다 짧은 사랑아/속절없는 사랑아’대목의 가사에서 알 수 있습니다. 나팔꽃의 영어 단어는 아침에 피는 꽃이라 하여 'Morning Glory’입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고, 꽃이 담이나 벽을 감고 올라가는 것은 주변사람들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습니다. 주변 덕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그 고마움을 알기에 영어표현처럼 아침에만 영광을 안고 오후에는 양보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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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중국의 어느 고을에 착한 화공이 아름다운 아내와 알콩달콩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을 원님이 화공의 아내가 절세미인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 고약한 마음을 먹고 그녀를 옥에 가두었습니다. 화공은 아내를 그리며 그린 그림을 그 감옥의 담장 아래에 묻고 숨을 거두자 그 곳에 풀이 나고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바로 나팔꽃입니다. 이 이야기는 곧 화공이 아내를 보기 위해 담장을 올라가는 나팔꽃의 덩쿨과 아내의 말을 잘 듣기 위한 꽃의 나팔모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팔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Rappa에서 왔으며 입을 크게 벌린다는 뜻이 있으며, 군대의 기상이나 소등 등의 신호와 행렬의 음악, 신호, 그리고 농악에서도 등장합니다. 우리나라는 발음이 편하게 나발이라 부르기도 했었는데, 어릴 적 저희 마을에 늘상 뒷짐을 지고 걸어 다니는 방송국 같았던 영감님을 나발영감(?)이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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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팔꽃의 잎은 리트머스(Litmus)종이처럼 이산화황, 오존, 옥시던트 등 대기오염물질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잎의 표면에 붉은 반점을 형성하여 오염 정도를 나타냅니다.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을 미리 예측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북 군산에서 운보 김기창과 더불어 활동하던 경북 김천 출신의 하반영 화백(1917-2015)은 13세 때 조선총독부미술전람회에서 정물화‘나팔꽃’으로 최고의 상을 받았습니다. 서양화가였던 그는 그림으로 동서양 융합을 시도하여 가장 한국적이고 민족적인 작품을 많이 다루어 동양의 피카소라고 불렸습니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따라 군산에 간 그는 '나팔꽃'으로 시작하여 여러 작품을 남기며 영원한 원로 화백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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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오늘 대구수목원에 갔더니 수많은 꽃들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그 중에 나팔꽃도 있었습니다. 정호승의 시‘나팔꽃’에‘한 눈이 어두운 아버지가 나팔꽃 씨를 환약인줄 알고 드시고 아침마다 나팔꽃으로 피어나 웃으신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고향집 담장에 나팔꽃이 곱게도 피었으며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 한 잔 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그 때의 아버지 나이가 된 지금의 제 생각과 많이 다를까요? 그리운 아버지께서 오늘 밤 제 꿈에 오셔서 말씀해주셨으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정유년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나팔꽃의 힘찬 팡파르를 기대합니다. |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  입력 : 2017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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