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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룡의 세상 보기(302)

능소화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입력 : 2017년 07월 24일
ⓒ GBN 경북방송

무더운 요즘 능소화를 비롯해 무궁화, 백일홍, 연꽃 등의 여름 꽃이 각자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능소화는 7~8월에 꽃이 피고 9~10월에 열매를 맺는 덩굴나무입니다. 고고하면서 넉넉한 주홍색과 늘 푸른 잎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높은 줄 모르고 담장을 타고 올랐다가 축 늘어지는 여유 있는 넝쿨의 모습을 띱니다.
ⓒ GBN 경북방송

소설가 박경리는 소설‘토지’에서 연분홍 빛깔 능소화를 최참판 댁 가문의 명예를 상징하는 꽃으로 묘사했습니다. 능소화는 과거(科擧)에 장원 급제한 자의 관모에 꽂는 꽃이었으므로 양반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습니다. 또 가장 아름다울 때 떨어지기 때문에 양반의 지조 있는 모습을 상징하여 궁궐과 양반집 마당에 심어 '양반꽃'이라 불렸습니다. 상민들이 능소화를 심은 것이 들키면 곤장을 맞기도 했고 그 대신에 접시꽃을 심도록 했습니다.

ⓒ GBN 경북방송

능소화(凌霄花)는 업신여길 능(凌)에 하늘 소(霄)자를 쓰니 하늘을 업신여기는 거만한 이름입니다. 이는 넝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자란다는 뜻으로 능소화에 대한 전설을 듣게 되면 이 의미가 이해 됩니다. 궁녀 소화가 임금의 사랑을 받아 후궁으로 승격해 처소를 옮기고 임금이 자신을 찾아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시기와 질투가 많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소화가 상사병으로 죽기 전에 시녀에게 궁궐담장 옆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소화가 죽은 이듬 해에 무덤에서 새싹이 나고 넝쿨이 담벼락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이는 마치 높은 곳에서 궁궐 안에 오고 가는 임금님의 용안을 보려는 듯합니다. 그러나 화려한 자태로 요염함을 자랑하는 주홍색 꽃은 시들기 전에 떨어졌습니다. 용안을 뵈었으니 미련 없이 꽃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겠지요.
ⓒ GBN 경북방송


이해인 수녀님은 '능소화 연가’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이 능소화는 잎, 줄기, 뿌리 모두가 약재로 쓰이며 피부질환, 심신 안정, 타박상, 이뇨, 해열과 부인병에 효능이 있으며 한의학에서 능소화 꽃으로 혈액순환 촉진, 가래 제거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양봉농가에서 밀원(蜜源)으로 사용할 정도로 꿀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능소화의 꽃말은 부귀, 영화, 명예, 영광, 그리고 사무친 기다림입니다. 짙은 초록 잎과 무성한 넝쿨 사이로 애절한 핏빛 감도는 주홍색 고운 꽃이 하늘을 향해 나팔이라도 불듯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찜통 같은 더위에 지칠 이 때에 시들지 않고 떨어진 것은 목적달성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었기 때문이겠지요.
ⓒ GBN 경북방송

주변에 화려하게 타오르는 능소화가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한번 귀 기울여 봅시다.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입력 : 2017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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