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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 - '여 라는 말'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7월 26일
여, 라는 말


나희덕



잊혀진 것들은 모두 여가 되었다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가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그것을 섬이라고도 부를 수 없어 여라 불렀다
울여, 새여, 대천어멈여, 시린여, 검은여......
이 이름들에는 여를 오래 휘돌며 지나간
파도의 울음 같은 게 스며 있다
영영 물에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기억을
햇빛에 널어 말리는 동안
사람들은 그 얼굴에 이름을 붙여주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사라져버리는 여도 있다
썰물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 바위를 향해서도 여,라 불렀을 것이다
그러니 여가 드러난 것은
썰물 때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물에 잠긴 여 주변을 낮게 맴돌며
끊임없이 날개를 퍼덕이던 새들 때문이다
그 젖은 날개에도 여,라는 소리가 들렸다


<시인 약력>
1989년 중앙문예 <뿌리>로 등단, 2003년 <현대문학상>, 2007년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등 다수


<시 감상>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에게 사람들은 ‘여’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는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지요 멀어졌다 다시 나타나는. 그러면 지금 그리운 것들의 이름 뒤에 ‘여’라는 말을 붙여주면 어떻겠어요? 개망초여, 가을여, 첫사랑그대여, 그러나 썰물이 되어도 끝내 나타나지 않는 것들도 있지요. 그것들에는 ‘여’대신 어떤 이름을 붙여 주어야할까 아득해지지요.
-김영식 시인(강원일보 신춘문예, 현대시학 등단-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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