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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명 시인"말뚝"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8월 13일
↑↑ 이여명 시인 사진
ⓒ GBN 경북방송

























말뚝


이 여 명

고삐를 당겼다 팽팽하게 공중에 줄을 치며 외줄로 잡아당겼다 말뚝은 말뚝대로 소는 소대로 잡아당겼다 소가 한번 잡아당기면 말뚝도 한번 잡아당겼다 소 힘만큼 말뚝에도 힘이 있었다 소가 바깥으로 끌어당기면 말뚝은 안으로 끌어당겼다 이쪽에서 놓으면 저쪽에서도 놓았다 서로 모르게 끌어당길 수는 없었다

검게 박힌 말뚝으로부터 소는 달아날 수 없었다 말뚝은 소를 소는 말뚝을 바라보았다 말뚝이 없으면 소 없고 소 없으면 말뚝 없었다 이 말뚝에 소뿔때기를 오래 비빈 적 있었을 것이다 그때 말뚝도 제 뿔때기를 소뿔때기에 비벼대었을 것이다 소가 스스로 고삐를 맬 수 없듯 말뚝도 스스로 땅을 뚫지 못했다 말뚝이 땅에 박혀있지 않으면 말뚝이 아니었다




작가 약력

이여명 시인

경주 강동 출생
2004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경북문인협회회원, 경주문인협회회원
시in 동인
현 경주시 강동면사무소 근무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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