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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실 시인 첫 시집 ‘3과 4’ 출간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5일
ⓒ GBN 경북방송

고훈실 시인의 첫 시집 ‘3과 4’가 출간됐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고훈실 시인은 2010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그동안 왕성한 詩作과 아울러 문학 관련 일들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서출판 포엠포엠에서 출간된 고 시인의 시집 해설을 쓴 정훈 평론가는 그의 시를 “기묘하고 우울한 내면의 에너지가 세계와 맞닿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감정의 단면들에 새겨지는 무늬, 이 쓸쓸한 무늬의 手記를 고훈실 시인은 우리에게 보여준다”라며 독자들에게 정독을 권유한다. 시집에 게재된 시 2편을 소개한다.



3과 4

 
경추 3, 4번은 금이 간 벽돌이다 난 금 간 벽돌을 버티며 걷고 신호의 어느 쪽에선가 3으로 기울거나 4로 꺾인다 알 수 없는 새순들이 비죽 나와 내 키를 더한다

통증을 털어 넘긴 밤새 살이 쪘다 말뚝을 벗어나고픈 목선이 바다에 떠 있다 바람의 끝에 갈매기가 앉아 있어 파도의 3은 이르고 4는 깊다 바라보는 방향은 불편하거나 전이된다

널따란 봄 하늘이 3월에 스며든다 통증의 사이즈는 신경질만 늘고 담벼락 사이에 낀 4가 툴툴거린다 길들이겠다와 맞잡는 손이 중력을 버릴 때 붉은 장미는 먼 은하로 사라진다

불가역적인 하루를 견딘 벽돌이 동통을 올린다 환상통을 당겨 작은 옷핀을 꽂고 목덜미에 달린 꼬리표를 뗀다 다음 세기엔 복잡한 연애사를 가진 3과 전전두엽이 바닥 난 4가 수의 전부가 될 것이다



한밤의 누슈✳


내가 사랑하는 것을 내게서 멀어지게 하는 기도가 들립니까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가졌으므로
외국인처럼 말을 합니다

미지의 시간 앞에 재발명되고
재발견되어야 하는 것들
나를 뚫고 나오는 말과 서늘한 당신의 문법은 모호합니다
서로 어긋나기 위해 맞이하는 순간들
탐험이 모험을 모르듯
우리는 사전에 없는 말을 만들기도 합니다

당신은 나를 알지만
나의 기호는 당신을 모릅니다

우리가 한 침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끝내 알 수 없고
순간의 황홀은 비출수록 어두워집니다
독해가 어려운 감정은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갑니다

한밤은 배달되지 않습니다
갓 죽은 말이 갓 구운 빵이 돼 향기를 올립니다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언어로 난 당신에게 갑니다
죽을 때까지
나는 안전치 못할 것입니다  
 

✳누슈(nushu): 약 400년 전 중국 여성들이 만든 자기들만의 은밀한 언어, 남자들은 해독 불가였다.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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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고훈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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