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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명검` - 최동호 시인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입력 : 2018년 01월 10일
명검 

최동호


검의 집에서 일단 검을 뽑으면 그것은 검이 아니라 칼이다.

낡은 제 집을 지키고 있는 검이야말로 천하의 명검이다. 무딘 쇠의 날을 세우고, 세상을 향해 칼을 휘두르면 검의 정신은 녹이 슬고 검은 피 묻은 쇳조각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고 만다.

검은 살생을 위해 존재하는것이 아니다. 검은 살생을 막고 세상의 혼돈을 진정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섣불리 검의 날을 세우고 나면 반드시 그 날카로움에 사람이 다치게 된다.

제 집을 지키고 있는 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이며 끝내 태산을 울게하는 이치를 터득한 사람만이 검을 뽑지 않아도 검을 사용할 줄 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는 검이 필요 없다. 그래도 검을 앞에 놓고 부드러운 덕을 닦으며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은 함부로 검을 뽑지 않기 위함이다.

날카로운 검을 구하는 사람에게 세속의 길이 아니라 명검의 길을 이야기하는 것은 낡은 집 속의 검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태산을 울게 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기 위해서이다.


↑↑ 최동호 한국시인협회 회장
ⓒ GBN 경북방송

[저자 약력]
최동호
시인, 문학평론가
경기도 수원 출생
한국시인협회 회장
고려대학교(명예교수)
시사랑문화인협의회 회장
-학력-고려대학교 대학원 현대문학 박사
-경력-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수상-제11회 유심작품상 시부문수상, 
         제4회 혜산 박두진문학상 수상,
         제9회 고산문학대상 수상
         2017 만해대상 수상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입력 : 2018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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