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7-02 12:06:3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조용미 시인의 "가시연"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03일
↑↑ 조용미 시인
ⓒ GBN 경북방송


가시연


조용미



태풍이 지나가고 가시연은 제 어미의 몸인 커다란 잎의
살을 뚫고 물속에서 솟아오른다
핵처럼 단단한 성게같은 가시봉오리를 쩍 가르고
흑자줏빛 혓바닥을 천천히 내민다


저 끔직한 식물성을,
꽃이 아니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꽃인 듯한
가시연의
가시를 다 뽑아버리고 그 속을 들여다보고 싶어 나는
오래 방죽을 서성거린다


붉은 잎맥으로 흐르는 짐승의 피를 다 받아 마시고 나서야 꽃은
비명처럼 피어난다
못 가장자리의 방죽이 서서히 허물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금이 가고 있는 소리를
저 혼자 듣고 있는
가시연의 흑자줏빛 혓바닥들

↑↑ 가시연
ⓒ GBN 경북방송


1962년 경북 고령 생.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
1990년 한길문학에<청어는 가시가 많아>등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
1996년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 실천문학사)
2000년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 창작과비평사)
2004년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문학과지성사)
제16회 김달진문학상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03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어쩔 길 없이 나무는 꽃을 밀어낸다 더 갈 데 없는 가지 끝에 꽃들은 .. 
백담사 뜰 앞 냇물 위 걸려 있는 수심교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설악산.. 
가을빛 따라 느릿한 걸음단풍나무 그늘에 모여든 바람 따뜻한 눈빛 오간다..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