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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시인 "겹"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3월 26일
 
↑↑ 권혁주 시인
ⓒ GBN 경북방송 





권혁주

당신 발바닥 만 권 책입니다 절벽과 절벽 같은 층층의 책들 사이 시린 연못물처럼 일렁이는 겹겹 그림자 그 사이

내 생과 내 사랑이 작은 꽃나무나 되는 듯 서서 청동거울처럼 오목하게 패인 적막의 골짜기를 들여다 본 적 있어요

아득히 맑은 세상의 강물소리 바라보며 부르튼 페이지 베고 누워 흘러간 것들과 흘러올 것들의 수런거림 들어 보았지요

둥글고 흰 그늘들 붉은 나팔꽃 한 송이 꺼내어들듯 제 얼굴 부끄러워 안개 속으로 달아나는 아침도 있었지요

바위그림 속 말안장이나 화살촉처럼 더듬거리는 마음보다 풍경이 먼저 휘어지는 건 오래된 슬픔 그 빗방울 탓이어요

도서관의 수만 장서 앞에서 나 그물에 걸린 물고기 같았어요 해독이 어려운 당신 발바닥 상형문자, 그 겹겹의 지문들 생각났지요



작가 약력: 시인

『문학세계』, 『유심』 신인상 당선,
한국문협 회원,경주문협회원
육부촌 동인, 시와 수필 문학회 회원, 대구불교문협 회원,
경주문협상 수상, 경주문학상 수상,
시집: 『참, 우연한』

시감상


작가는 시작노트에서 멀고 아득한 것에 목이 메이던 시간들이 있었다고 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마음의 무늬를 늘여왔을 사랑, 수억년 진화의 역사를 품은 지문, 그 캄캄하고 눈물겨운 겹에 대하여. 오래 그 생각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다. 도서관 층층이 쌓인 수만 장서 앞에 섰을때 그 아득하던 것들이 어깨를 쳤고 마음의 무늬들이 물결을 이루며 흔들려왔다.고 한다.
세상에 겹 아닌 것이 없다. 걸음 수만큼 길을 읽어온 발바닥엔 길의 역사가 만권의 책으로 샇인 겹이다.그 겹은 또한 시간의 겹이기도 해서 생과 사랑이 작은 꽃나무가 되어 청동거울 속의 적막의 골짜기를 들여다보면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간 것과 흘러올 것들의 수런거림이 보인다. 피었다간 얼굴 부끄러워 아침 안개 속으로 달아나버리는 나팔꽃의 시간이 있었고 더듬거리는 마음보다 풍경이 먼저 휘어지는 오래된 슬픔의 비 오듯이 흘리는 눈물의 시간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의 수많은 장서 앞에 나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 같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없는 당신의 발바닥에 쌓인 상형문자 지문은 해독되지 않는 겹이라서 일렁이는 연못의 물결의 그림자처럼 마음의 무늬가 겹겹이 흔들린다. (김광희시인)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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