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외순 시인"안압지 삽화"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6월 01일
| | | ↑↑ 황외순 시인 | ⓒ GBN 경북방송 |
안압지 삽화
황외순
연회 끝난 마당귀에 아직 남은 취기醉氣처럼 불콰한 민얼굴로 연못가에 앉은 바람 물 위의 저 눈썹달을 술잔인 듯 기울인다
수만 번 배밀이로 경經을 나온 붉은 연꽃 달라붙는 어둠 훔치며 허리 펴는 잠시 잠깐 선왕先王이 부려놓고 간 더운 연밥 한 그릇
나라진 민초 위해 진흙 벌 힘껏 노櫓 저었나 슬쩍, 넘어다보는 목선木船엔 무명 별빛 빳빳한 그 결기 앞에 스러지는 저녁 허기
약력 영천 출생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
시 감상
오랫동안 폐허된 연못으로 한가로이 오리, 기러기들이 노닐어서 풍류가객들이 옛 영화를 생각하며 시를 읊기도 했다던가, 통일 신라의 걸작 건축물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 세 곳 중 한 곳이다. 요즘은 야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안압지에서 옛 이름인 월지의 풍경으로 돌아가 그림으로 그려본다. 연회 끝에 남은 취기처럼 연못가에 앉은 바람은 물 위에 눈썹달을 술잔인양 기울인다. 뻘 속 어둠을 깨치고 나온 연꽃이 어느덧 선왕이 부려 놓고 간 것처럼 연밥 한 그릇을 내민다. 진흙 벌은 나라진 민초 위해 힘껏 노를 저었겠지, 넘어다보는 목선 위에 알 수 없는 별빛은 아직도 옛 기상을 전해주듯 성성한데 스러지는 저녁은 허기져 온다.( 김광희)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6월 01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우주 약국은 한가해요홍여니 너와 나의 유대감은 설화 속 감정 같은 것이..
|
눈동자를 주고 갔다정선희마지막이라고 생각할 때 단풍이 든다달마산 도솔암..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