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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시인"달집의 소원"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9월 22일
 
↑↑ 박성규 시인
ⓒ GBN 경북방송 




달집의 소원



박성규

그립다고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 존재하고 있는 이유이고

보고 싶다는 것은

아직 살아갈 희망이 있다는 것



비가 내린다

황홀한 불빛으로 타 올라야 할 달집이 젖는다

비에 젖어 꿈을 잃어가는 소원

합장한 두 손에서 떠나질 않는다



무엇을 바라야 할까

그리움도 보고픔도

한낱 꿈이라고 치부해 버릴까



비에 젖어서도

타 오르기 위해 연기를 뿜은 달집

지나는 사람들까지도 걸음을 멈추게 하고선

눈물 머금은 소원을 태운다






*작가약력: 박성규

시인, 경북경주 출생, 2004년 시인정신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비 오는 날 쓰고 싶은 편지』『난장이들이 부르는 노래』『아버지의

면도기』『국화도 해바라기를 꿈꾸는가』『풍선불기』『꽃아』『멍청한 뉴

스』등 펴냄.

시전문 계간지 『주변인과 시』편집장 역임, 현재 대구문인협회, 시와 여백,

포엠포엠작가회 회원

E-mail : mirckkomul@hanmailnet





시감상

보름달이 무척이나 크다. 그 환한 얼굴로 이윽히 내려다보는 모습에 이상스럽게 가슴이 덜렁덜렁 코끝이 시큰시큰, 달이 저렇게 크면 달집도 크게 지어야 겠지.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 죄일까? 정월 대보름이면 사람들은 마을에서 달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달집을, 그리움을 태우며 살아있는 동안 무사 무탈의 소원을 빌기 위해 한 채의 달집을 짓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달집은 사랑에 빠진다. 달을 향해 쑥쑥 자라나는 그리움의 가지들, 그 사랑이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고 달을 향해 그 그리움을 표현을 해야 한다. 말로도 할 수 없고 달려 갈 수도 없으니 오로지 표현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 가지 뿐, 자신을 더 높이 더 크게 활활 태워 달에게 전해야 한다.
비에 젖어 불꽃은 꺼져 꿈을 잃어가지만 두 손 모아 빌던 소원, 포기할 수 없어 연기만 무럭무럭 있는 속을 다 태운다. 바라보는 사람들도 애가 타는지 글썽이는 눈빛이다. (김광희)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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