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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우화의 꿈` / 유문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6월 21일
우화의 꿈
유문학
여름이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나요 아지랑이처럼 땅을 뚫고 매미의 유충들이 사각사각 나무를 오르던 날 나무에 매달려 홀로 기도하는 간절함을 하나 떼어 집으로 데려오던 날 패이도록 긁어도 채워지지 않는 가려움이 등에 생기던 날 화석이 된 시조새의 꿈을 꾸었어요
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우연히 만났었죠 자음과 모음으로 당신은 삶이 뱃멀미 같다며 모음으로 남기를 원했지만 나는 당신과 함께 음절이 되고 싶었어요 단풍나무를 붉게 물들이는 건 뿌리가 가진 죄의식이라며 당신은 곧 떨어질 잎이기에 소리를 만들 수 없다고 했죠 우리는 단풍나무 옹이에 받침을 긋고 헤어졌어요
그날은 해거름에 개미의 길을 따라 집을 찾아가다 나를 잃었어요 어디에도 우리의 페로몬은 없었어요 사방은 여름해가 남기고 간 집요함으로 끈적였어요 당신이 가고 나는 이름만이 남았어요
여름이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나요 비밀한 등껍질을 찢고 나온 여림들이 소슬소슬 몸을 말리는 내밀함을 들키던 날 7년을 기다린 애절함에 함부로 손을 대 허물 속에 갇힌 절규를 본 적이 있나요 소리를 차단당한 그리움이 어렴풋해지고 어렴풋해져 바람에 흘러가는 사구처럼 막연함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겠죠 화석이 된 시조새의 날갯짓을 들은 적이 있나요
▶따뜻하다고 믿었던 손이 ‘너’에겐 지나치게 뜨거울 수도 있다는 사실, 때론 호기심이 독이 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 무심한 ‘나’는 유해(有害)할 수도 있다는 사실, ‘사랑’이란 미명(美名)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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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0년 시현실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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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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