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안녕, 어린왕자` / 나루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1월 19일
안녕, 어린왕자
나루
네가 다녀간 나는 푸르디푸른 빈방에 앉아 사라진 순수를 부둥켜안고 덜컹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
너에게 나를 읽혀버린 그 밤 무의식에 각인시켰던 관계들이 햇살과 색깔들을 끌어모아 작고 희미한 내 그림자에 덧입혀 팔고 있었지
우울이 방으로 숨어들어 그늘을 만든 아침 너의 웃음소리를 구만 번쯤 생각하다가 모든 빛에 침묵하는 장미가 되어 내 눈물은 결핍의 시간을 맞고 있었지
너의 우주를 까치발로 훔쳐보다가 작은 개울에 빠졌을 뿐인데 흠뻑 젖어버렸고 나는 너의 별을 보수하지 않기로 했다
네가 다녀간 나는 벨벳 위에 놓인 차가운 슬픔, 만질 수 없는 파열의 선, 열두 겹의 고독이 되어 얇아진 너를 달짝지근하게 핥기로 한다
▶애쓰지 않아도 우리에게 존재하던 순수! 한 때는 산으로, 바다로, 너에게로 옮겨 다녔지. 자글자글 끓어 넘치던 언어들은 너에게로 가는 길에 암초가 되었다. 오래된 눈물마저 너와 함께 떠나가고 시간은 한 없이 고여 있었다. 내 그림자는 끝내 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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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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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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