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6-10 15:36:3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명명` / 김자흔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7일
명명

김자흔


그들의 입은 ㅅ으로 돼 있다

ㅅ의 입은 좀체 말을 누설하지 않는다

ㅅ의 입으로 속임수를 쓰거나
ㅅ의 입으로 가시 돋친 말을 내뱉지 않는다

ㅅ의 입으로 해답을 요구한 적도 없고
ㅅ의 입으로 사건을 은폐한 적도 없다

ㅅ의 입은 모든 말을 초월해버린다

본질 근원 너머에서 오는 말의 오해

ㅅ ㅅ ㅅ ㅅ ㅅ ㅅ ㅅ ㅅ ㅅ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신화까지도
그들은 모두 침묵으로 일관해버린다




▶눈치 채셨겠지만, ㅅ은 바로 고양이 입이다. 가만 들여다보면 꾹 맞물려진 ㅅ의 입에선 어떠한 말도 발설하지 않을 것 같다. 질문도 해답도 어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고 오로지 침묵만 지킬 것 같다. 물론 침묵이 두려움 때문이 아니란 건 고양이가 더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나는 두 번째 시집 『이를 테면 아주 경쾌하게』 에서도 ㅅ의 제제를 가지고 시를 썼다. 「침묵의 비밀」이다. 
“우리가 언제 무슨 해답을 구한 적 있던가요 …… 무해한 말이 주는 오해는 이미 터득했으니/ 우린 다만 깊은 침묵으로 우리 고양이/ 언어의 그물망을 즐길 따름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고양이 입은 ㅅ의 입으로 돼 있다. ㅅ은 날카로운 비수 두 개로 세워져 있다. 함부로 쏟아낸 말은 ㅅ의 비수로 베일 수도 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4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2018년 숭의문학상 수상
   시집 『피어라 모든 시냥』 『이를테면 아주 경쾌하게』 『고장 난 꿈』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7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김자흔 시냥 내일을 여는 작가 숭의문학상 김조민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창원 김달진문학관은 제37회 김달진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이상국 시인.. 
토마토 거리 원도이  벽을 쌓읍시다 아니, 벽을 삶읍시다 토마토처럼  .. 
감은사로 간 시인류현주답사객으로 보이는 45명을 태운 버스가주차장으로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