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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던킨도너츠` / 지정애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30일
던킨도너츠

지정애


당신, 던킨도너츠 먹을 땐 주의하세요

초코렛 듬뿍 던킨도너츠 한 개
섬벅 베어 먹는 순간
유형의 시절 당신을 물어뜯기만 했던 잔혹한 사랑이
입 속으로 확 들어 올 거예요
오래 낯설었던 입김이 당신의 혀를 덮치는 순간 우우,
아무 말도 못하네요, 당신
끝까지 당신을 갉아 먹으면서
기차를 타고 가버린 사랑, 이젠 입 속에서 꼼짝 못할 거예요
그 병신 같은 사랑을 뒤늦게라도 우적우적 씹어 보세요
오래된 사랑의 먼 냄새에 뒷덜미 잡히지 말고
입 안 가득 차오르는 복수의 붉은 향기에 쾌재를 부르세요
잠깐, 입 속에서 녹아 흐르는 그 입술에
당신은 또 몽롱히 빨려 들어갈지도 모르겠네요
기차는 떠나고 장미는 지고
꽃 진 자리 흉터는 감미로워
당신의 혀가 날름거릴지도 몰라요
있는 듯 없는 듯 가라앉아 있던 흉터가
푹 꺼진 눈 허기진 배 당신에게 달려 들 거예요

던킨도너츠 먹을 땐 정신을 바짝 차리세요
유효기간 지나간 사랑에 먹혀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아득한 것이 입속으로 훅 들어왔다. 휴가 나온 아들이 갖고 온 도너츠 한 개를 먹는 순간, 시간 여행을 하였다. 그리고 시가 왔다. 햇살이 눈부신 오늘 그 도너츠를 먹고 싶어진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9년 서정시학 시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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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지정애 던킨도너츠 서정시학 서정시학회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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