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소만(小滿)` / 박솔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21일
소만(小滿)
박 솔
꽃밭은 저기, 저쪽 불량배들의 골목 너머에 있다
솔체꽃밭으로 건너간 오늘 지네는 땅의 목록들을 싣고 앞만 보고 달린다
장미는 공중으로 포물선을 그리는 필살기 뒤로 물러서지 않는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이 이론가들의 몽상 속에 자주 오르내린다
시간은 열두 계절 어깨에 메고 혼자 치고 나오는 달리기 선수처럼 푸른 밀감 빛 계절의 짙은 눈썹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소식처럼 반가운 땅의 얼굴이 붉어질 대로 붉어지고
사슴벌레 참나무 숲으로 가기 좋은 날
여름은 씀바귀 뻗어 나오는 돌 틈에서 시작된다
아이는 미열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비
▶시집을 건네준 동창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더랬다. 문득 옛 생각이라도 났는지 그는 뜬금없는 고백을 전해왔다. 생각해 보면 유난히 눈웃음이 예뻤던 그 애가 눈에 많이 띄긴 했었다. 때론 잊힌 기억이,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기도 한다. 땅의 기운이 점점 달아오르는 소만 즈음이다. 제비가 식구를 늘리고, 앵두는 알알이 익어간다. 모두 뜨거운 여름을 향해 용감하게 달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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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4년 다층 등단 시집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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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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