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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소리` / 박진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14일
소리

박진형


소리를 얻기 위해 소리를 버린다

흩어진 목소리들이 수런대는 카페에서
어제까지 즐겨 듣던 음악이
오늘은 불안한 배경이 되어 바닥에 깔린다
무심히 에도는 음표는 거북한 선율이 되어
커피가 놓인 내 자리를 감돈다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날선 소음은
달팽이관을 서투르게 간질이는 독벌레
바람소리, 파도소리, 종소리가 내 안에서 거칠어질 때
이어폰을 꺼내 귓구멍에 밀어 넣는다
밀봉은 하나의 소리는 닫고
다른 하나는 피어나게 하는 환상의 작업
나는 짧은 들숨을 참으며
침묵의 볼륨을 조금씩 높인다
날카롭고 단단한 주파수가 귀를 두들일 때마다
어긋난 소릿결은 귓불을 파고든다
이어폰은 소리를 열고 닫는 문
세상으로부터 귀를 닫으면
보이지 않는 소리의 이면이 보인다
모든 소리를 밖에 두어야
닫힌 귀뿌리에 소리가 돋는다
소리와 정적은 일란성 쌍둥이일까
몸 밖 음원이 멎을 때
나는 귀를 열고 입을 닫는다
소란과 고요가 교차하는 도시의 계단을 털고
나는 귓속에 갇힌 불협화음을 털어 낸다

소리를 보기 위해 소리를 감는다




▶불교에서 관음(觀音)은 관세음보살의 줄임말이다. 어느 날 문득 관음이 문자 그대로 ‘소리를 보다’라는 뜻에서 착안하여 소리에 관한 시를 써 보았다. 요즘은 어디든 소리가 넘친다. 여기저기서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듣는 사람들을 본다. 카페에서는 늘 배경 음악이 흐른다. 소리는 음악일 수도 있고 소음일 수도 있다. 소음 중에는 백색소음이라고 유익한 소음도 있다. 소리의 다양한 변주는 나름의 깨달음을 준다. 때로 소리보다 침묵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침묵의 볼륨을 조금씩 높인다면 어떨까? 우리는 소리를 보는 경지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6년 〈시에〉 등단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용인문학회 회원, 시에문학회 부회장, 문학동인 Volume 회장
   시란 동인,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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