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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테이크아웃` / 이기록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08일
테이크아웃

이기록


  알몸으로 기댄 당신이 들어올 순서지만 말을 걸어도 난 웃을 수 없어요 기억하는 법은 바위에 새겨지고 끝내 가지고 나가지 못한 걸 당신은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당신이 필요한데 잠시 쉬었다 가세요 삶은 간편하게 포장되네요

  당신이라고 우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데요 투명한 밤을 갈 동안만 얼굴을 바라보아요 달의 주기만큼 멍든 항아리 하나가 나뒹구네요 풀린 실을 감을 수가 없어서 발에 매듭을 맺어요 새벽에는 살얼음이 얼더군요 소리칠 때마다 빈집을 건너가네요

  단 한번 마주친 고독은 바람이 불 때마다 가파를까요 말하려는 것은 누락된 번호처럼 나부끼지만 사랑은 포효가 되어 걸어가지요 내게 들린 건 매번 다른 당신이지요 솜털처럼 나는 자꾸 길을 잃어버려요

  그림자들의 뒤를 찾아다니며 잡을 수 없는 결을 어루만져요 시간이 말랐다면 눈물을 흘릴 거예요 난 당신이 아니니까요 이빨을 드러낸 불빛들은 도망치기 바쁘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나봐요 당신은 뜨거웠으니 입술을 물 듯 안을 거에요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을 보낸다는 것. 아픔은 항상 돌아보지 않는 순간에 우연히 찾아온다. 오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당신의 이름이 떠올리지만 돌아봐도 당신은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
매번 길을 잃고 나서 기억하는 건 순간들, 그 순간에 머물러 있는 나를 돌아본다. 당신, 잠시 내 안에서 쉬었다 가시길




ⓒ GBN 경북방송




▶약력
   2016년 《시와사상》 등단
   《작가와사회》 편집위원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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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시와사상 테이크아웃 작가와사회 매듭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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