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양철지붕을 끌고 다니는 비` / 이명열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1년 01월 26일
양철지붕을 끌고 다니는 비
이명열
양철지붕도 없는데 왜 자꾸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는 안부에 “비가 양철지붕 끌고 다니잖유”
연필 잡기 싫어 삽자루 잡았다는 대답이 그믐밤 불빛처럼 환하다
서울로 재수학원을 보내면 저녁에 막차 타고 내려와 이웃동네서 놀다 다음날 첫차로 올라가기를 3년이라는 그는 그리 어렵게 몸으로 시 쓰기를 배웠구나
어머! 별이 있네 공원에서 하늘을 보고 놀라면 “별은 셀수록 늘어유” 큰 별만 눈에 들었던 시간들을 불러내 무릎을 꿇린다
양철지붕을 얹은 트럭에 올라앉은 것들이 더 큰 빗소리로 그의 가슴을 때리고 있을 때
매일 8시간씩 풀을 뜯어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거북과 그의 등딱지에 내리는 화산섬의 오후를 생각한다
▶지난여름은 무서웠습니다. 코로나19로 다들 비틀거리고 비마저 한꺼번에 무너질 듯 내렸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고 싶다’가 생각나 ‘양철지붕도 없는데 왜 자꾸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는 안부를 보냈더니 ‘비가 양철지붕을 끌고 다니지 않더냐’는 회신이 왔습니다 양철지붕을 가슴속에서 꺼내놓지 못하고 누군가 울려주는 시원한 빗소리를 듣고 싶어 했을까 생각하며 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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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20년 《서정시학》 신인상 시집 『양철지붕을 끌고 다니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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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1년 0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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