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 강신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8일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강신형
새하얗게 물든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되돌릴 수 없는 날들의 가시관을 내려놓고 오랫동안 가슴팍에 매달아 놓았던 별리別離의 아픔이 해제解除되는 시간이다
이러한 날을 위해 수십 번이고 사랑과 감사에 대한 인사를 준비한 나는, 한꺼번에 목울대를 타고 내리는 슬픔의 강물에 마침내 발길 닿는 곳마다 간직했던 ‘바람의 노래’를 풀어놓을 수가 있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다시 하나가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는 삶의 방식에 익숙하게 손을 내밀며 머릿속을 텅 비워낼 수 있었다
나직하게 불러보는 ‘고마웠다’는 인사 한 말씀으로.
▶오랫동안 길을 걸어오면서 많이 기뻐하고 행복해 하고 또 슬퍼하고 아파하기도 했지만, 정작 주변의 많은 것들이 베풀어준 속 깊은 사랑에 대해 감사한 줄을 몰랐다. 이렇게 흐지부지 한 갑자甲子를 넘기고 덤을 산다는 느낌을 받는 요즘에서야 가까스로 마음을 비우고 어깨를 짓눌러왔던 세월의 고단함에 고마웠다는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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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78년 개천예술제 문학부 대상
1985년 《민족문학》으로 등단
마산시문화상, 남명문학상 신인상
시집 『표적을 위하여』 『꿈꾸는 섬』 『꿈, 꾸다』 『관심 밖의 시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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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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