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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봄날의 다이어트` / 이중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18일
봄날의 다이어트

이중동


훌라후프를 돌리는 중이었다
산책길 사람들이 흘깃거리든 말든
훌라후프를 허리에 걸치고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나무들 사이 집도 자동차도 함께 돌았다

아직도 소화가 덜 되었나 봐요
오래전 먹었던 파이가
여태껏 배꼽 근처에서 놀고 있었나 봐요
그녀도 훌라후프를 계속 돌리고 있을 거예요
같은 파이를 먹었거든요

훌라후프는 멈추지 않았다
공원의 나무들도 새들도 따라 돌았다
거실 소파에 누워서도 출근길 지하철에 앉아서도
훌라후프는 쉬지 않고 계속 돌았다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이 엉덩이가 저려왔다

벚꽃 나무 아래에 누웠다가 눈을 뜨자
만성 어지럼증을 몰고 온 훌라후프는 고장 나고
지난봄, 같이 파이를 먹었던
그녀의 안부가 궁금했다




▶가물거리던 기억 속으로 봄이 온다. 아지랑이를 타고 온다. 그 봄날에도 흐드러지게 꽃은 피었고, 우리는 목젖이 보이도록 웃었다. 같은 하늘 밑으로 꽃들은 만개하고 또 눈송이처럼 분분히 흩날렸다. 우리는 낙화처럼 울었다. 비워내지 못한 기억의 저편에서 나비처럼 봄이 살랑인다. 휘청, 나는 다시 꽃그늘 아래 눕는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9년 창작21 등단
   시옷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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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훌라후프 벚꽃 눈송이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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