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안내문
박철웅
식료품 가게 벽에 십자가의 예수처럼 북어가 자신의 몰골을 걸어 놓고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어 곁에 굴비도 대롱대롱 매달려서 자신의 모습을 굳건하게 보여주고 있다 - 죽기 살기로 살아가라는 예언 같다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생을 접으면 저런 몰골이구나 생을 폈다가 접었다가 또 펴보는 일이 일상이다
가격 벽에 굴비도 북어도 사라지던 날 유리창에 문장 하나 걸려있었다 - 사업을 접습니다 내 목숨 같은,
▶거리엔 바람조차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꽃도 있는 데 환장할 것 같은 하루하루, 하루살이 같은 느낌으로 개미처럼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위험한 도로 바닥에서 콕. 콕. 일용한 양식을 구하고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저 살아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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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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