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다
차현주
뜬장에서 개들이 살았다 나디아가 술을 먹다 죽다 살았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돌이 꼭대기 층에서 살았다 살았다의 미래는 죽었다 죽다 살아난 사람은 미래에서 온 사람 예지자는 그런 이유로 추앙받는다 살았다는 동사가 아닌 감탄사 식물이 해 아래서 드디어 살아났다 음지 식물이 음지에서 죽었다 방에서 살았다 거기서 나디아는 잘 안 살았다 급기야 죽었다 나오지 못하고 죽어서 6달 뒤에 다시 태어났다 살았다는 기쁨으로 쌀을 먹었다 밥이 되지 못한 발음을 먹었다 묵음을 기꺼이 해석했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온 바지의 혁대가 풀려서 쓸개가 헐거웠다 방문을 봉한 굵은 스티치 문을 벌컥 열고 실밥을 귀 뒤로 넘겨 도도하게 방문을 나서면 너는 살았구나 하는 소리 신은 계속 말했지 너는 살아있다 감사하라 내가 살면 다른 사람이 죽는가요? 제로섬게임은 이미 지난 유행
올해는 청귤이 열렸다 작년에는 청귤이 안 열렸고 나디아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살아있다
밤에 죽은 사람이 낮에도 살 리 없다 그래서 나디아는 자주 동사를 감탄했다 방에서 나온 직후부터 죽은 대부분의 나디아를 위해 산 나디아가 열심히 밥을 씹었다
이제 살았다 드디어 살았다!
▶밥을 곰곰이 씹고 있으면 살아있는 냄새가 틈틈이 올라온다. 턱관절 부딪치는 소리. 가장 실존적인 소리. 이어서 같이 밥 먹을 사람들이 식탁에 앉고, 개가 산책하러 나갔다가 와서 꼬리 치며 밥을 먹고 그러면 우리는 다 같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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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21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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