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5-25 06:11: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살았다` / 차현주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6월 03일
살았다

차현주


뜬장에서 개들이 살았다
나디아가 술을 먹다 죽다 살았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돌이 꼭대기 층에서 살았다
살았다의 미래는 죽었다
죽다 살아난 사람은 미래에서 온 사람
예지자는 그런 이유로 추앙받는다
살았다는 동사가 아닌 감탄사
식물이 해 아래서 드디어 살아났다
음지 식물이 음지에서 죽었다
방에서 살았다 거기서 나디아는 잘 안 살았다 급기야 죽었다
나오지 못하고 죽어서 6달 뒤에 다시 태어났다
살았다는 기쁨으로 쌀을 먹었다 밥이 되지 못한 발음을 먹었다 묵음을 기꺼이 해석했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온 바지의 혁대가 풀려서 쓸개가 헐거웠다
방문을 봉한 굵은 스티치 문을 벌컥 열고 실밥을 귀 뒤로 넘겨 도도하게 방문을 나서면
너는 살았구나 하는 소리
신은 계속 말했지 너는 살아있다 감사하라
내가 살면 다른 사람이 죽는가요? 제로섬게임은 이미 지난 유행

올해는 청귤이 열렸다 작년에는 청귤이 안 열렸고
나디아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살아있다

밤에 죽은 사람이 낮에도 살 리 없다 그래서
나디아는 자주 동사를 감탄했다 방에서 나온 직후부터
죽은 대부분의 나디아를 위해 산 나디아가 열심히 밥을 씹었다

이제 살았다 드디어 살았다!




밥을 곰곰이 씹고 있으면 살아있는 냄새가 틈틈이 올라온다. 턱관절 부딪치는 소리. 가장 실존적인 소리. 이어서 같이 밥 먹을 사람들이 식탁에 앉고, 개가 산책하러 나갔다가 와서 꼬리 치며 밥을 먹고 그러면 우리는 다 같이 살아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21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6월 03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예지자 청귤 나디아 김조민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토마토 거리 원도이  벽을 쌓읍시다 아니, 벽을 삶읍시다 토마토처럼  .. 
감은사로 간 시인류현주답사객으로 보이는 45명을 태운 버스가주차장으로 .. 
나 24층에 살아 ​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