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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청산리 사람들` / 전은주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6월 29일
청산리 사람들

전은주


1. 화학리 전투

쇠스랑과 죽창을 꼬나들고
김좌진의 군호에 맞춰
왜놈의 멱을 따던
청산리 사람들이
북한강 비껴가는 가평군 화학골의
까마득한 잣나무에 올라
장대 끝 쇠갈쿠리로
왜놈 멱 따듯 잣 따며
올해도 처절한 전투를 벌이누나!
이 가을 다 이울도록
참담하게 벌인 이 전투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들이 두고 온 청산리
고향 잣나무에는
뉘 올라 뉘 멱을 딸까?


2. 북면 꽃다방

이 가을 여위도록
청산리에서 온 배씨는
가평잣을 땄다네.
겨울 새벽 눈발 거칠어
간도처럼 사납게 휘날리면
일찌거니 술에 취한 채
아아, 내 사랑 愛浪,
그대를 만났더랬다!
그 사랑 아무리 애절해도
가을에 번 그 돈으로는
그녀를 독차지 하지 못해
봄이 채 오기 전
배씨는 다시 눈길을 떠나갔다.
돈 벌어 꼭 오마,
가을에 다시 오마, 愛浪아!


3. 경마장 박씨

말수가 적은 박씨
쉬지 않고 잣을 따다가
아편쟁이 뙤놈처럼
주말이면 사라진다네.
꼭두새벽 경마장으로 가
경주마의 그 힘찬 엉덩이에
번 돈 다 날려야 돌아와
다시 잣나무에 오른다네.
왜 거길 가는지?
어떤 말이 그를 꼬드겼는지?
친한 동무 하나 없이
잣만 따다
경마에 홀린 박씨.
고향에는 아직 그리운 이
남아 있을까?




▶‘청산리 전투’로 유명한 백두산 동쪽 기슭 청산리에는 잣나무가 많다. 독립군들은 그 전투에서 일본 북로군의 멱을 수없이 따서 물리쳤다고 한다. 그곳 사람들은 날래고 나무를 잘 타서 가을이면 그곳에서 잣을 땄다. 이제 그들이 한국으로 와, 가평군 화학골 깊은 산에서 잣을 딴다. 그 잣은 질이 좋아 일본으로도 수출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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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8년 계간 《창작 21》 신인상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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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김좌진 잣나무 가평잣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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