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밭에 가자
김명원
찻잎 따는 사람 보이지 않고 삼 밭 은은한 향기가
녹차 밭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세상 존재들이 포물선 그리듯이 긴 여운이 살아 있을 때 현을 긋던 활 내려놓고 쉼표를 찍어보자 하늘과 바다가 잇닿는 차밭에서 찻잎 부닥치는 소리 들으며 녹차꽃 빛깔로 하얗게 웃어보자 나의 푸른빛 다 소멸되기 전 향 담은 금빛 햇살 한 자락 깔고 녹색 침대에 누워보자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듯 나의 시간은 오후 다섯시를 넘어서고 있다 노루꼬리 노을이 숨어 버리기 전 오선지 가득 우리의 사랑 그려보자
▶국지성 호우가 지나간 후 치자꽃 향기 하얗게 여름을 풀어 놓는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편지 대신 치자꽃향기 실어 보내려 한다. 시의 향기로 덜 힘든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시가 녹슬지 않는 시심으로 고독한 이들의 그늘을 밀어내는 위로의 종소리로 타종 할 수 있다면 기쁘겠다. 커피 내림 여과지에 이물질 섞인 내 삶도 걸려내며 고뇌로 언어의 농사를 짓고 풍요로 결실을 맺어 기쁨을 나누는 시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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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7년 《조선문학》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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