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그루
정혜영
반얀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 땅에 닿으면서 번식한다 각기 홀로 서 있는 줄 알았는데 뿌리가 하나다
꿈속에서 엄마가 혼자 강을 건너고 있었다 놀라서 울면서 깨어났다 로삐아노는 새벽 3시, 꼬레아는 오전 11시, 울음 끝이 통증으로 다가왔다 전화 속의 엄마가 울고 있었다 엄마는 울지 않는 엄마 아들의 주검 앞에서도 밥 먹으라던 엄마, 그녀가 날 불렀던가
멀리서 숲을 보았는데 가까이 보니 단 한 그루의 나무다
▶후대의 역사책에 몇 줄로 남을 코비드19는 지구가 단 한 그루 나무임을 보여주고 있다. 엄마는 먼 나라에 있는 딸의 꿈속에 나타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즈음 이태리어와 영어와 한글이 뒤엉킨 채로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이 모든 것입니다.’ 기도를 배웠다. 우주 저 편에서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며 별들이 태어나고 별들이 사라지는 것이, 고통과 아름다움이 한 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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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6년 《서정시학》 신인상
시집 「이혼을 결심하는 저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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