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정준규
언제 그의 머리가 달아났는지 모른다
머리가 없으므로 생각은 사라져 순백의 의식만 허공 속에 가득하다
머리를 버리니 치성한 화두조차 사라져 비로소 적멸을 얻었다
천년을 앉아 지낸 꿈을 꾼 뒤
나의 정수리 한 송이 검버섯이 활짝 피었다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지만 생각은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천방지축으로 날아 다닌다. 연기처럼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을 쫓아 생의 고와 낙이 명멸한다. 그 생각에만 속지 않으면 삶은 그저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는 지극히 단순한 일상들로 눈앞에 이렇듯 처연하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닌지...
|
 |
|
| ⓒ GBN 경북방송 |
|
▶약력
2014년 <미네르바>으로 등단 미네르바작가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