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문
김효은
질문은 따뜻하다 기억과 마음을 품은 질문 관심과 애정을 품은 질문 방금 낳은 알처럼 꿈 꾸는 알처럼 따뜻하고 둥글고 희다
뭐 먹고 싶어요? 뭐 하고 싶어요? 공항 가고 싶어요? 바다 보고 싶어요? 모닝 커피는 마셨어요? 아픈 데는 없어요? 지금 만나러 가도 돼요?
질문이 끊기면 대답도 끊어지고 질문이 끊기면 질문이 오가던 마음의 길도 끊어지고 질문이 끊기면 질문이 낳은 알은 부화하기도 전에 바닥에 툭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고
언제 봐요? 내 전화 왜 안 받아요? 무슨 일 있어요? 왜 대답이 없어요? 수신 미확인 반송되는 메시지
질문이 자꾸만 되돌아올 때 질문은 세상에서 가장 차갑고 날카로운 고드름이 된다 발신자를 향하여 툭 툭 떨어지는 푹 푹 꽂히는 비수가 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소통하며 삶을 살아간다. 질문을 통해 관계는 지속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랑하던 사람과 질문을 주고받는 속도가 느려지다가 그마저도 툭 끊겼을 때, 메시지 옆 숫자 1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때, 우리는 밤새 기다리다 실망하고 밤새 기다리다 상처받고 돌아선다. 한때 가장 둥글고 환하고 뜨거웠던 질문은 가장 차갑고 날카로운 고드름이 되어 심장에 두 눈에 와서 박힌다. 그렇게 사랑은 한순간에 비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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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2010년 《시에》 평론 등단.
저서 『아리아드네의 비평』 『비익조의 시학』이 있음
현 계간 《시로 여는 세상》, 《시와 산문》,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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