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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숲속의 집` / 이선유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15일
숲속의 집


이선유




누군가 끌고 온 길이 이곳에서 끊겨 있다

밑바닥이 닳아버린 신발 한 짝
가을 숲속에 떨어져 있다
오랜 시간 비척이던 발바닥의 기억이
뒤축에 남아 있다

무슨 연유로 신발은 숲속 깊이 제 몸을 숨겼을까
방향을 잃어버린 길 밖의 길
갈바람은 수시로 안부를 물으며 지나간다
그림자를 길게 펼친 나뭇가지도
마른 잎을 뚝뚝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거친 숨으로 지나던 매지바람이
낙엽을 그러모아 신발 속에 밀어 넣는다
움푹 파인 몸
걸음을 놓친 자리 고였던 침묵이 밀려나온다

흙먼지 쓴 신발 한 짝
기웃대던 벌레들이 제 집인 듯 찾아든다
기우뚱한 집 한 채
바람이 수평을 잡느라 들었다 놓는다




▶평생 주인만을 섬기던 신발도 닳아빠지면 버려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보았다.나이가 들어 늙어지면 회사에서 사회에서 밀려나게 된다. 당연한 세상의 이치라지만, 그 소외감과 외로움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무 쓸모가 없어 보이는, 숲 속에 버려진 신발 한 짝이 누군가의 작은 안식처가 되어, 온기로 보듬듯, 삶은 돌고 도는 것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6년 《창작21》 신인상으로 등단.
   제1회 창작21 작가상
   시집『초록의 무늬』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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