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소나무숲길
김계영
시방 비말이 난무하는 안개의 터널을 지나 버스는 새벽을 통과 했다
우리를 기다리던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백두대간을 통과한 오래된 전설의 푸른 지대 유적처럼 숨겨둔 너의 영토를 밟는 순간 내 몸은 가볍다 무심코 들이마신 숲의 바람이거나 금강소나무의 몸이거나 모든 것이 깨끗이 통과하는 순환의 길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지 천년 나무들의 눈빛이 날마다 초록으로 태어난다 본디 제 것이어서 무성한 숲 숲의 맛을 음미 한다 이내 웅숭깊게 익어간 이끼의 길을 따라 올라 고갯마루에 버티어 선 대왕송의 우람한 자태와 포옹하다 보면 한때 일렁이던 청춘의 감정 잠재우고 하늘로 유유히 나는 날개 새털구름의 표정과도 마주한다
걸을 수 있음에 이토록 감사한 소나무 숲길에서 우리 땅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겹치는 건 왜? 우리의 길은 아직 멀다 오늘도 진행사항이다
▶금강소나무숲은 날마다 초록 잎으로 태어나고 있는 영속성의 신비감이 있다. 대왕송의 우람한 자태와 포옹하다 보면 살비듬을 돋게 하는 청춘의 감정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래된 금강송을 지키듯이 우리의 어린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은 누구의 몫일까?
땀흘리며 걷다가 새털구름의 표정을 살피다가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이 땅의 역사를 사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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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98년 계간 《포스트모던》으로 등단.
2012년 《시산맥》에서 작품 활동.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집 『시간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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