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간이역
강애나
내가 어렸을 때 물망초 같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그곳에 가면 신림역이라는 간이역이 있다. 태백산 능선을 따라 흰 눈이 제일 먼저 내리는 골짜기 초라한 가로수들이 차창 밖으로 밀려 나가는 곳 뱀 꼬리 같은 열차 하나 폐광촌 언덕을 힘겹게 넘고 있다.
멀리서 범종 소리가 바람결에 날아오고 덜커덩 기차는 범종 소리도 싣고 떠난다.
집집마다 달빛에 곶감이 무르익는 밤이면 달빛에 젖은 초가삼간은 더덕술 향기에 젖는다.
신림역에서 용암리로 돌아서면 싸리나무 숲이 들어차 있다. 애꿎은 달을 보고 짖는 늑대들의 하소연도 들린다. 아직도 그곳에 가면 할매가 반겨주실 듯한 옛 고향 역이 눈에 선하다.
▶오랜 시간을 시드니에서 학생으로 엄마로 또 알바생으로 지내며 밤을 세워 공부하고 교복을 빨아 다리면 오래 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때 강원도 신림역으로 사촌들과 저를 마중 나오던 할머니가 그립고 고향이 그리워 향수병을 앓은 적이 있었다.아주 작은 역에서 할머니가 손주들이 오나 역에서 발을 동동이며 기다리시던 할머니와 신림의 간이역을 잊지 못할것 같다.이제는 간이역도 할머니도 사라진 지금 아지랭이 처럼 떠오르는 그때 그 시절의 간이역
|
 |
|
| ⓒ GBN 경북방송 |
|
▶약력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국시인협회회원
시집 『시크릿가든 『어머니의 향기』 『오아시스는 말라가다』 『밤 별 마중』 『범종과 맥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