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디
이둘임
어둠이 내리면 대숲에 사는 사람들 하나같이 그들의 마디로 들어간다
칸과 칸 사이 자리 잡고 밤새 단절된 감정과 싸우며 태엽에 감긴 채 잠든다
사람들은 아침이면 아무 일 없다는 듯 대숲을 떠나 일터로 나갔다가 저녁이면 마디가 거친 아파트로 돌아간다
그림자 조차 곧은 대나무 좁은 공간에 수직으로 갇혀 순식간에 마디를 쌓고 새 이파리 내는 단순한 공식을 가졌는데
나는 몇 마디를 더 자라야 꼿꼿한 버팀대처럼 견고해질까 대숲은 마디마다 담긴 공명조차 텅텅 비워 내고있다.
▶어느 날 저녘 설거지를 하다가 하나 둘 불켜진 아파트 뒷동 모습이 대나무 마디 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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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대한문학세계> 신인문학상
황토현 문학상 수상 , 남명문학상 디카시부문 수상, 코벤트가든 문학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정회원 시집 『광화문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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