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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 밤의 문장` / 서정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0월 18일
밤의 문장


서정임




블랙 아이스를 밟았다
속도를 놓쳐버린 시간이
사정없이 미끄러지는 중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익명을 자처한 얼굴은 알 수가 없다
아는 얼굴이거나 모르는 얼굴이거나
눈송이 같은 문장을 쓰는 얼굴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얼굴

문장에 문장을 단 댓글은 냉혹함이었다
무차별 대중을 향한
이유 없는 분노를 휘두르는 칼끝의 번뜩임이었다

급브레이크를 걸었던 전신이 불길에 휩싸인다
눈앞이 캄캄해진 한 영혼의 발목을
무참히 자르고 지나가는 비명悲鳴

시원하게 내달리는 속도를 내주는 길은
언제 어디서나 한 번쯤 급속한 감속 운행을 요구한다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대책 없는 시간이 문장을 내린다
게재했던 문장을 무참히 내리쳤던 저
흔적 없이 사라지는 편향된 경도

막혔던 길이 뚫린다
그 신 없는 신앙 같은 블랙아이스가
비명碑銘을 세웠던 자리에
또다시 쌓이는 눈송이 같은 댓글들




▶SNS를 통한 악성 댓글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가,
글이 난무하는 시대일수록
배려와 위로의 마음을 담은 선한 글들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 GBN 경북방송




▶약력
   2006년《문학 선》 등단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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