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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안단테 칸타빌레` / 김세영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0월 25일
안단테 칸타빌레*


김세영




초승달로 돋아나서
잠자는 호수의 등을 밟고 가듯이
수초의 달그림자를 딛고 갈 거야

긴 여름 여문 해바라기 씨알
한 톨 한 톨, 들길에 뿌려놓고
깨금발로 되새기며 걸어갈 거야

동백이나 목련처럼
부푼 가슴살, 단칼에 도려내지 않고

달맞이꽃 봉오리, 차오르고 이울어지듯이
한 달에 한 잎, 백 년을 걸려서 떨어질 거야

달빛에 삭은 벼랑의 소나무,
천궁처럼 등뼈 휘어지게 하듯

밤마다 석별의 가슴앓이로
촛불처럼 조금씩, 사위어져 갈 거야

정선아리랑 실은 동강의 거룻배,
첼로 활의 안단테 보폭으로
달빛 잠방이며, 강을 건너갈 거야

그믐달 실눈, 한 올만 남을 때까지
한 겹 한 겹. 천천히 야위어 가듯이

극락강 건너가는 솜털 구름처럼
노을의 바람에 실려, 안단테 아니.
레퀴엠의 아다지오 보폭으로
되돌아보며, 뒷걸음으로 떠나갈 거야.


* 천천히 노래하듯이




▶칠십 중반에 들어서니 노을진 강변에 선 느낌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한생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남은 시간을
덤이라고 생각하며 심저를 흐르는 첼로의 보폭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싶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7년 《미네르바》를 통해 등단
  2016년 제9회 미네르바 작품상
  계간 《시담》 편집인, 
  한국의사시인회 회장
  시집  『하늘거미집』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물구나무서다』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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