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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밤의 눈` / 김명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2월 08일
밤의 눈


김명숙



  
그날 밤은 달빛도 숨을 죽였다
찰싹이는 파도만 간간히 귀청을 때리고 갔다
먼 곳의 낙지잡이 배인지
장어잡이 배인지
호롱불 같은 등불만 깜박이고 있었다
 
말없이 선창가에 앉아
술을 마셨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그날 밤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꼴깍이며 넘어가는 쐬한 소주 한 모금마저
미안하다는 듯 호흡을 낮췄다
너무 고요하면 주위의 것들도 덩달아
침잠한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어둠은 얼굴을 가린 체 제 자리를 고수했고
우리는 말없이도 하나가 되었다
 
하늘엔 별이 총총,
은하계의 은하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하현달이 거금도를 넘어가기 전이었다.
 
별들이 아침을 불러오기 직전,
우리 중 제일 연장자인 이씨가 말을 꺼냈다
무음이었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훌륭한 안주거리가 되어준 밤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둠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전언이었다




▶고향은 언제나 그립고 가고 싶은 곳이다. 고향의 바닷가에서 밤의 전언을 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밤의 맨살을 보고 말았다. 참 좋았다. 굳이 무슨 말이 필요 있으랴.




ⓒ GBN 경북방송




▶약력
  2011년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수상(동시 부문)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내 마음의 실루엣』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2년 1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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