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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마지막 패` / 김인옥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31일
마지막 패


김인옥




다 저녁때, 구들장에 깔린 군용 담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꽉 쥐고 계시면 안 되잖아요
뭐가 그리 억울한지
납작 엎어진 표정들 붉으락푸르락
지상에서 사라진 나의 온 생애로 파고듭니다

그래요
나는 유언 없이 죽었습니다
선산 팔아야 하는 건 이를테면
요양 병원의 아내를 둘러싼 간병이라든지
화투장에 충혈된 제사 전야

개평 뜯는 셋째
시골집 빼돌린 둘째
송두리째 흔들고 싹 쓸고
수그린 채 뒷장만 문지르는 첫째는
독박에 피박 광박
지금은 설사 중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짜고
치고, 돌아앉은 낯짝들입니다
나는 어금니 꽉 깨물고
쓰리 고 쓰리 고
못 먹어도
그래요 잠자코 바라만 봅니다

군용 담요에 쫙 달라붙는 마지막 패
나 가리




▶온 가족이 명절에 모여 화투를 치는데, 꿍꿍이속이 다 다르다. 생활 형편도 다 다르고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다.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다가는 큰코다친다는 교훈도 있지만 형제간의 끈끈한 정이 어려울 때는 도울 줄도 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보기 어려워진 풍경일 것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7년 계간 《문학나무》 신인상
   재외동포문학상 수상
   시집 『햇간장 달이는 시간』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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