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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봄날
윤수천
화단 옆 의자에 앉는다 볕 좋은 오후다 어디선가 바람 한 줄기 건너와 졸음을 쫒는다 외롭냐고? 천만에!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없다 주방에서는 늙은 아내가 저녁준비에 한창이다 달그락 달그락 사기그릇 부딪는 소리 아내의 콧노래 소리도 들린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아내는 언제고 봄날이다 봄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다 나는 이런 늙은 봄날과 사는 게 참 행복하다.
▶머리를 식힐 겸해서 종종 화단 옆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 시는 바로 그런 때에 얻은 것이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콧노래를 듣다가 느낀 생각을 그대로 휴대폰에 적었다. 그러다보니 날내가 좀 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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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 당선,
1975년 소년문학상 동 시 당선
19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빈 주머니는 따뜻하 다』, 『늙은 봄날』
동화집 『꺼벙이 억수』 시리즈, 『고래를 그리는 아이』,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외 다수 한국동화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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