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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암 오두막
박이영
홀로 피는 건 산수유만은 아니지
말없이 말하는 법을 터득해 가지 끝 바람을 다스리며 몸만큼만 짚고 서 있는 오두막 밤비 소리 가고 덜렁, 헝겊 같은 새 한 마리 구름보다 가볍게 날아가고 숨소리 사라진 처마 밑 고드름으로 목을 축여 풍경風磬소리 다독인다 매도 없이 종일 우는 산 온기를 놓고 서늘한 이마 장엄이 없다 붙잡아도 더 놓을 것 없는 불일암 천추의 부름으로 한 걸음 다시 내딛어
노을을 탁발하는 동백꽃이 뜨겁다
▶산사에 풍경風磬소리 가득하다 노을지는 황혼녘과 풍경사이,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지친 삶들을 보듬는다 우리는 수심을 소모하고 하루하루 삶을 득음하는 것, 입고 입은 오래된 촉감들을 다시 느끼며 살아간다 모난 부분을 동그랗게 품어가야 한다 ‘동쪽을 터치하면 질량이 너무 가벼울까 꾹꾹 눌러 담은 캔버스의 거리’*를 벗어나 인적 없는 산사에 불빛 하나 인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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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6년 예술가신인상
동인지 『슬픔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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