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공원
김정필
하늘 공원에 가면 하늘은 보이지 않고 억새만 보인다 바람도 빠져나갈 수 없이 빽빽이 모여 있어도 외로움을 채울 수 없어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뒤척인다 하늘 공원에 가면 하늘은 보이지 않고 사람만 보인다 마주 보고 웃어도 손잡고 걸어도 허물 수 없는 거리 그곳엔 그리움이 살고 있다
하늘 공원에 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하늘만 보인다 억새랑 사람을 불러주고 외로움으로 떠도는 홀씨를 안아주는 하늘만 보인다
▶쓰레기 더미로 높게 솟은 섬 난지도가 오물의 마지막 냄새까지 말끔히 지운 하늘공원으로 탈바꿈해 서울의 소음을 삼키고 있다. 한강 바람 쉴 새 없이 날아들고 은빛 억새 손짓하는 풍경 속, 사람들이 하늘을 밟고 지나간다 더 가까이 모여들고 다가가도 그 틈새로 자라나는 그리움, 홀씨처럼 흩어져 날리는 외로움의 조각들을 넓은 하늘이 껴안아 보듬는다 지친 삶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는 오후 가을볕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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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7년 문학사랑 신인상 시집 「바람의 뜰」 「시간을 지워도 그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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