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바람의 사원` / 박순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08월 29일
바람의 사원
박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 구부러진 길을 갈 때 몸은 휘어졌고 발자국이 짓밟고 지나간 자리에는 꽃과 풀과 새의 피가 흘렀다 바람이 옆구리를 휘젓고 가면 돌멩이 속 갈라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바람의 늑골 속에서 뒹구는 날이 많았다 바람이 옆구리에 박차를 가하고 채찍질을 하면 바람보다 더 빨리 달릴 수밖에 없었다 질주본능으로 스스로 박차를 가했던 시간들 옆구리의 통증은 잊은 지 오래 일어나지 못하고 버려졌던 검은 몸뚱이를 감싼 싸늘한 달빛 그날 이후 내 몸을 바람의 사원이라 불렀다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나는 왜 살아가는가, 일 것이다. 바람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무수한 상처의 흔적들이 남을 것이다. 나는 상처를 입은 자연이 될 수도 있고 상처를 주고 있는 바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박차를 가하며 빨리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삶이기도 하다. 나의 몸은 수많은 바람의 사원이기도 하고 또한 새로운 시간의 삶을 바라는 사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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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2015년 계간 시인정신 등단 2021년 시인정신 우수작품상 수상 시집 『페이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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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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