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뜸
이나경
올 겨울은 너무 가물었어 눈조차 내리지 않네 내년 농사가 걱정이여 어머니 하소연이 저녁 어스름처럼 내리고 있다
에고 에고 어깨야 어이쿠 등도 아프네 어머니 앓는 소리에 내 마음이 쩍쩍 갈라진다
그래 거기여 거기 거기가 많이 아파 아시혈 바로 그곳이라는 뜻 그곳에 쑥뜸을 뜬다 파리하게 메말랐던 어머니 등에서 빨갛게 타는 쑥 뜸불 붙인 향의 연기는 하얗게 하늘로 헤엄쳐간다
아! 눈! 창밖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외마디 소리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다 아시혈은 천응점 하늘이 반응하는 곳이라더니 메마른 땅에 눈이 내린다
▶강원도 산골에 혼자 지내시던 어머니께 주말이면 가서 쑥뜸을 떠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시원하다고 참 좋아하셨어요. 늘 나를 기다리셨지요. 세월이 무정하게 흘러 어머니는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어머니께 뜸 떠드렸던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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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2년 공저 《아침시》로 詩作 활동 시작.
2007년 《한국수필》에 수필로 등단.
시집 『쑥뜸』
수필집 『나는 빨강이 좋다』 『위로』 『수를 놓다』 『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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